다음달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거리두기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러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선을 그은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도 "회담이 필요 없다"고 언급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배런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에게 대화를 할 준비가 됐는지 물어봐야 할 것"이라며 "난 솔직히 말해 (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수도인 아스타나에서 아시아 교류 및 신뢰 구축 회의(CICA) 제6차 정상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참석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불필요하며 추가 동원령 계획이 없다”고도 말했다.
이번 발언은 앞서 내놨던 러시아의 입장보다 강경해졌다. 지난 1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은 양국 정상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성사 여지를 남겨놨었다. 당시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대화를 거부하지 않는다"며 "제안을 받으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G20 정상회담 이후 미·러 정상회담 계획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대화 거부의 뜻을 드러낸 건 러시아보다 미국이 먼저였다. 13일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평상시처럼 푸틴과 논의할 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G20에서 정상회의에서 푸틴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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