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자동차기업, 에너지사업으로 눈 돌린다

입력 2022-10-17 13:48   수정 2022-10-17 13:54


 -전기차 배터리 전력, 가정과 산업시설 활용

 전기를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화력, 원자력, 수력, 신재생 등 각 나라 및 지역마다 다양한 발전 방식을 도입해 운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가 자동차에 탑재된 배터리에 담기면 1차적으로 바퀴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활용된다. 흔히 말하는 배터리 전기차다. 그런데 배터리에 담긴 전기가 바퀴 동력 활용에만 한정되라는 법은 없다. 자동차 배터리를 가정에 연결하면 TV를 볼 때, 냉장고를 가동할 때, 로봇 청소기를 돌릴 때도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자체가 움직이는 전력저장장치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기업이 주목하는 분야는 무선 전력 운송산업이다. 전기가 필요하면 배터리에 담긴 전기를 줄 수 있어서다. 반대로 고정된 건물이 태양광 등으로 만든 전기를 자동차 배터리에 담을 수도 있다. 이미 양방향 충전기도 개발됐으니 상용화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해당 분야에 앞선 곳은 테슬라다. 가정용 배터리를 판매하는 중이며 필요한 전기는 태양광으로 만들어 우선 공급한다. 테슬라가 자동차보다 배터리 개발에 전력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전기 에너지 사업을 위해서다. 그리고 최근 GM도 에너지사업에 뛰어들었다. 내년에 내놓을 실버라도 픽업 EV에 양방향 충전 기능을 넣는 게 시작이다.  

 이를 위해 먼저 가정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전선을 통해 공급되는 외부 전력망의 분리를 추진한다. 그런 다음 집집마다 전력망 전환 스위치를 달아 필요할 때마다 전력공급원을 바꾸기로 했다. 이때 가정용 배터리에 전기를 담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가장 먼저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를 담는다. 동시에 전력 소모량이 많으면 기존 외부 전력을 추가로 가정용 배터리에 넣되 그래도 모자르면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가져온다. 물론 세 가지의 전기 복합 저장은 지능적으로 배합돼 기존 전력망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게 된다. 발전 방식이 화력이라면 혼합 전력 사용이 화석연료 발전량을 줄여 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다. 

 GM의 에너지 사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수소를 활용한 전기 생산도 염두에 두고 있다.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탱크에 담아둔다. 그리고 필요할 때 연료전지를 가동해 전기를 생산한다. 현대차처럼 발전 영역에도 얼마든지 들어가겠다는 의미다. 

 자동차기업이 전력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아서다. 그간 전력은 사용량의 가파른 증가에 따라 가정과 산업용을 위한 대량 생산, 전송 방식이 활용됐지만 소량의 필요한 전기는 얼마든지 직접 만들어 사용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전기의 유통 또한 국가 통제에서 벗어나 점차 독립성을 추구하려는 욕망이 강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게다가 늘어나는 에너지 사용량을 위해 화력 발전 등의 추가 증설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기의 생산 및 활용 가치 극대화 의지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실제 GM이 에너지 사업에서 목표로 삼은 것도 가정 및 상업 측면에서 전기 에너지의 안정된 공급이다. 향후 전기차 확대에 따라 사용이 늘어날 전력을 기존의 전력망이 견뎌내려면 전선 교체 등의 투자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전선 교체보다 배터리 전기차를 전력 운반 수단으로 활용하면 비용도 낮출 수 있고 수시로 전기 에너지 자체를 이동시켜 사용량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사실 수송 부문에 전기가 들어온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산업적 전환을 이끌어낼 기회도 많아진다는 의미다. 에너지 또한 '생산-저장-유통-사용' 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각 단계별로 다양한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은 필연이자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기대감이다. 전기차의 필요성이 단순히 이동에만 한정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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