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심해진 고령화…통계청 "75세 이상 고용 통계 내놓겠다"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입력 2022-10-17 11:27   수정 2022-10-17 13:07

통계청이 고령자 고용통계를 세분화한다. 현재 70세 이상으로 묶여있는 카테고리를 70~74세와 75세 이상으로 나눈다. 고령화에 따라 노인이 된 이후에도 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특성을 더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75세 이상 고용통계 생산"
통계청은 17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통계청은 "인구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고용정책 지원을 위해 고령층 고용통계 연령구간을 세분화해 작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표본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공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용동향은 15세부터 69세까지 5세 단위의 취업자와 고용률 등을 파악해 발표하고 있다. 70세 이상은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여 통계가 발표된다. 하지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70세 이상 인구와 취업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지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70세 이상 인구는 600만7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6만1000명 증가했다. 20~29세 인구(627만7000명)에 육박한다. 7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85만7000명으로 65~69세 취업자 수(161만1000명)보다 많았다.

70세 이상 인구와 취업자 수가 증가한만큼 이를 세분화해 70대 초반과 70대 중반 이상의 고연령층을 구분해 정책적 접근을 해야한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통계청은 또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군구 단위의 지역단위 장래인구 추계 통계를 생산하고, 미래 30년까지를 예측하고 있는 장래가구 추계는 100년까지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물가지수 개편…배달비 지수 공표
통계청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내년부터 배달비 물가지수를 별도로 작성, 공표하겠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통계청은 "기존 외식 물가 품목에서 배달비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한 후 내년부터 배달비 지수를 분리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외식 가운데 배달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배달 음식에 붙는 배달비가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는 가운데에도 정작 물가지수 품목에서는 배달비가 제외되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자가주거비를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여 검토하겠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자가주거비는 말 그대로 자가에서 거주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나타내는 지표로, 자가주거비가 물가지수에 포함되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을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소비자물가지수 보조 지표로 작성되는 자가주거비를 주지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이 경우 물가지수 가운데 주거비 가중치가 지나치게 확대된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통계청은 이와 함께 가계부채 대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부채 심층 분석도 진행하기로 했다. 인구·가구·주택통계등록부, 주택소유통계 데이터베이스(DB) 등 통계청 자료와 개인 단위 대출 금액·건수 등 민간 신용회사 자료를 결합해 부채 특징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가구별 자산·금융 현황을 파악하는 데 활용되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는 가상자산 항목을 신규 개발한다. 공적·퇴직연금 적립액도 보조지표로 추가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후 내년부터는 은퇴 후 소득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기초·장애인·국민·개인·주택연금 등으로 확장된 연금통계를 새롭게 작성한다.

통계청은 2023∼2027년 제3차 국가통계 발전 기본계획을 통해 중장기 발전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빅데이터 등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는 올해 안에 '실험적 통계'로 공표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표준산업분류·표준직업분류·표준질병사인분류 등 표준분류는 국내외 환경 변화에 맞춰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개정한다.

한훈 통계청장은 "다양해지는 통계 수요에 부응해 적극적으로 통계를 개선·개발하고 국가통계를 더욱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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