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취급액 코픽스보다 금리 상승분이 늦게 반영돼 금융당국이 관련 대출 상품을 추천했던 신잔액 코픽스(2.04%)도 한 달 새 0.25%포인트 높아졌다. 신잔액 코픽스가 2%를 돌파한 것은 2019년 6월 도입 이후 처음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매달 새로 조달한 자금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시장의 금리 변동이 빠르게 반영된다. 코픽스엔 예·적금 금리와 금융채 등이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이 8월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연 2.50%로 0.25%포인트 올린 이후 은행들이 연 4%를 웃도는 예·적금 상품을 잇달아 출시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비용이 상승했다. 한은의 지난 12일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이 반영되는 10월 코픽스는 4%에 육박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 빚을 내 집을 산 중산층과 서민의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연 3% 금리로 5억원의 변동금리 주담대(30년 만기·원리금 균등상환)를 받았다면 월 이자액은 210만원이었지만, 1년간 코픽스 상승률(0.95%→3.40%)만큼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월 이자가 282만원으로 껑충 뛴다. 연간 이자 부담 증가액은 864만원에 이른다.
코픽스에 영향을 받는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상승할 전망이다. 최고 연 6.70% 수준인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연 7%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대출의 94%가 변동금리형이어서 이자 부담 급증과 함께 부실화 우려까지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51조5000억원으로, 전체 전세대출(162조원)의 93.5%를 차지했다. 전세대출 금리 인상의 직격탄은 20~30대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전세 대출자의 61.6%(84만8027명)가 20~30대였다.
하지만 전세대출은 고금리 변동형 주담대를 연 3%대 후반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빠지는 등 이자 절감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