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스타트업, 중소기업들과 손잡으면 해외를 뚫어볼 만합니다. 반드시 글로벌 ‘빅3’에 진입할 겁니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분야 국내 대표선수지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공룡들이 버티고 있는 해외 시장에선 선두권에 한참 뒤처지는 후발주자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 이후 10개국에 진출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0여 개 스타트업과 손을 잡은 게 주효했다.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네이버클라우드를 사용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성공하면 네이버의 기술 수준도 알려져 서로 ‘윈-윈(win-win)’하게 된다”며 “스타트업과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이 손잡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이 겪는 기술과 경제적 문제를 IT 대기업이 도와주고 IT 대기업이 주도하는 기술의 방향성을 스타트업을 통해 확장하면 국내 IT 생태계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3위 업체로 토종 업체 중에서는 1위다. 국내 1, 2위는 아마존과 MS가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의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2020년 상반기 111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970억원으로 2년 새 76% 증가했다. 매년 매출의 80%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등 기술 수준을 높인 점이 효과를 봤다. 국내 기업 최초로 국제 표준 클라우드 보안 인증 ‘CSA STAR’의 최고 등급인 골드와 싱가포르 클라우드 보안인증 ‘MTCS 레벨3’를 획득하기도 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첫 번째 목표는 당연히 국내 1위다. 박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술과 서비스 수준은 이제 아마존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3~4위까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상품은 2017년 22개에서 현재 212개로 늘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플랫폼 클로바도 적용했다.
걸림돌로는 부족한 ‘브랜드 파워’를 꼽았다. 박 대표는 “국내 남대문이나 동대문에서 좋은 옷을 만들어도 소비자는 외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처럼 클라우드 서비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기술과 서비스 수준을 높이면서 계속 노력하는 게 답”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내년 신설될 네이버클라우드의 아시아태평양(APAC) 사업개발 대표직을 맡아 네이버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의 해외 진출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12일 동남아시아 지역의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텔과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인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동남아 지역의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업체(MSP)와 손잡고 현지 고객사를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동남아 지역을 시작으로 네이버클라우드의 좋은 ‘레퍼런스(사례)’를 만들고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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