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마지막 남은 원자력발전소 3기의 수명을 내년 4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여파로 전력난이 빚어지면서 탈원전 정책을 일부 수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현재 가동 중인 이자르2, 네카베스트하임 2, 엠스란드 등 원전 세 곳의 가동 시한을 내년 4월 15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당초 독일 정부는 연말까지 현재 남은 원전 세 곳의 가동을 전면 중단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과 연결된 가스관을 차단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가스값 폭등으로 에너지 대란이 불거지자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에서 원전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독일은 남부지역에 있는 원전 두 곳(이자르2, 네카베스트하임2)의 가동 시한만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북서부에 위치한 엠스란드 원전까지 수명 연장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올 겨울에 우리가 에너지 생산을 위한 모든 능력을 동원하는 것은 국익과 경제를 위해 중요하다"면서 숄츠 총리의 결정을 환영했다.
다만 독일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완전히 폐기한 것은 아니다. 녹색당 소속인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탈원전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면서 원전 수명 추가 연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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