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중국 안팎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공산당 제20차 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억눌려온 중국인들이 분노의 목소리를 표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 중국의 친민주주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중국의 목소리'(VoiceofCN)를 인용해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최소 7개 중국 도시에서 시 주석에 반대하는 은밀한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베이징 중심부 한 고가도로에서 '반(反)시진핑' 현수막이 등장한 이후 시위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날 현수막엔 "우리는 PCR 검사가 아니라 음식을 원한다" "우리는 봉쇄와 통제가 아닌 자유를 바란다"라는 문구 등이 담겼다. 중국 당국은 즉각 현수막을 떼어내고 주변 경비를 강화했다. 중국 인터넷 상에선 '베이징' '다리' 등은 물론 '용기'와 같은 추상적인 단어에 대해서도 검열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선 공산당 체제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 행위에 장기 징역형을 선고한다. 이번 현수막 시위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중국의 목소리 계정 운영자는 블룸버그에 "현수막 시위를 통해 정부에 오랫동안 억압되어 온 우리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20차 당대회 개막식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옹호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 봉쇄 등 고강도 방역 수칙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중요 정치적 이벤트(당대회)를 계기로 단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약 3년간 시민들의 이동을 제한한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분노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현수막 시위와 관련한 게시물을 올린 소셜미디어 위챗 이용자 수백 명의 계정이 차단됐다고 AFP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시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시위에 대한 질문에 "관련 상항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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