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이자 수익 '쑥쑥'…美 은행주, 활짝 웃었다

입력 2022-10-18 17:35   수정 2022-10-1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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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미국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됐다. JP모간, 씨티그룹, 웰스파고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시장 기대를 웃돈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시장 한파로 쪼그라든 주식 거래 수익을 메우고도 남는 이자 수익을 낸 덕분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형 은행들은 “소비가 여전히 견조하다”고 낙관했다.

BoA, 이자 수익 전년 대비 24% 늘어
미국 2위 은행인 BoA는 지난 3분기 매출이 245억달러(약 34조8500억원)를 기록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시장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추정치(235억달러)와 전년 동기 매출(228억달러)을 모두 웃돈 수치다. 순이익은 71억달러(약 10조1000억원)였다. 마찬가지로 시장 추정치(64억달러)를 넘어섰다. 호실적에 이날 BoA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 오른 33.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BoA 실적이 개선된 것은 Fed의 금리 인상 기조로 이자 수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3분기 BoA의 순이자수익(NII)은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난 138억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의 56%를 차지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에 맞춰 시중은행들도 금리를 인상한다. 이 과정에서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은행들이 얻는 이자 수익이 늘어난다.

BoA의 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상업 대출과 가계의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난 결과다. 주식 거래 수익(15억달러)은 전년 동기보다 4% 줄었지만 채권 거래 수익(26억달러)은 27% 늘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BoA 최고경영자(CEO)는 “사업 전반에 걸쳐 고객이 증가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견조한 지출과 재정 회복력을 유지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돈을 예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체율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
다른 월가 은행들도 금리 인상의 혜택을 받았다. 지난 14일 실적을 발표한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은 3분기 327억달러(약 46조5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매출(296억5000만달러), 팩트셋 추정치(321억달러)를 모두 웃도는 성과다. 같은 기간 NII는 176억달러로 34% 늘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웰스파고도 3분기 매출이 195억달러(약 27조7300억원)로 팩트셋 추정치(188억달러)를 뛰어넘었다. 씨티그룹의 3분기 매출(185억달러)도 팩트셋 추정치(183억달러)를 웃돌았다.

월가 대형 은행들은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민간 전반의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보고 있다. 찰리 샤프 웰스파고 CEO는 “사업군 전반에 걸쳐 연체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결국엔 연체율과 신용 손실 규모가 커지겠지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이익 증가로 상쇄됐다”며 “은행들이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고통을 견딜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재무 여건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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