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카타르 '겨울 월드컵'

입력 2022-10-18 17:56   수정 2022-10-19 00:10

4년에 한 번 지구촌을 열광시키는 월드컵은 한여름 축제다. 단 두 번을 빼곤 6~7월에 열렸다. 그중 하나가 장마를 피해 5~6월 경기를 치른 2002년 한·일 월드컵이다. 다른 하나는 다음달 20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리는 제22회 카타르 월드컵이다. 여름 기온이 최고 50도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해 ‘겨울 월드컵’으로 치르기로 했다.

카타르 대회는 정확히 말하면 최초의 ‘북반구 기준 겨울 월드컵’이다. 초대 월드컵인 1930년 우루과이 대회도 시기는 6월이었지만, 남반구의 겨울에 열렸다. 조별 리그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경기 땐 눈이 왔다. 카타르가 2010년 월드컵을 유치하자 뇌물 스캔들이 불거졌다. 넘치는 오일 머니를 뿌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기도만 한 크기에 인구 270만 명인 소국이지만, 자원 부국 카타르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만달러 웃돌아 세계 4위다.

‘돈으로 산 월드컵’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데는 그동안의 투자도 한몫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카타르 국가브랜드 전략의 방점을 찍는 분야가 스포츠다. 테니스, 자동차 경주, 골프 등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에 적극적이다. 1988년과 2011년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2006년엔 아시안게임을 개최했다. 2030년 아시안게임도 유치했다. 호주에 밀렸지만, 2032년 하계 올림픽 유치전에도 뛰어들었다.

‘축구 사랑’은 남다르다. 카타르투자청은 2011년 자회사를 통해 프랑스 명문팀 파리 생제르맹(PSG)을 인수했다. 구단주는 카타르 국왕인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다. 선수 영입에 1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세계 최고 공격진 MNM(메시·네이마르·음바페) 라인을 구축했다. 첨단 경기장과 교통·숙박시설 등에 240조원을 쏟아부은 월드컵은 스포츠 투자의 정점이다.

국내 수입 액화천연가스(LNG)의 25%는 카타르산이다. 국내 조선 빅3는 2020년 카타르 국영석유기업과 LNG선 100척(23조원) 수주 계약을 맺었다. 현대건설이 지은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사막의 장미를 형상화한 빼어난 외관으로 세계적 관광 명소가 됐다. 카타르 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한다.

이건호 논설위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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