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굴기' 속도내지만…美·EU 견제에 수출길 막혀

입력 2022-10-18 18:11   수정 2022-10-19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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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6일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과학기술의 자립자강’을 여러 번 강조했다. ‘제조 강국’ ‘품질 강국’의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시 주석의 비전인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첨단 기술과 미래 산업은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중국이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육성 중인 산업 가운데 뚜렷한 성과를 내는 부문이 신에너지차다. 중국은 전기자동차와 충전식 하이브리드카(PHEV)를 묶어 신에너지차로 분류한다. 중국은 전기차·배터리 산업을 키워 세계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중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으로는 보조금과 등록세 면제가 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선 ‘보이지 않는 지원’이 더 무섭다고 분석한다. 중국 자동차기업은 공장을 지을 때 해당 지방정부와 합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방정부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연관 산업 파급력도 큰 자동차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토지사용권을 무상으로 내주는 경우가 흔하다. 중국 신생 전기차기업의 대표 격인 웨이라이(NIO)가 안후이성 허페이에 공장을 신설하면서 성정부에서 70억위안의 투자를 유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 9월까지 중국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434만 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9% 급증했다. 9월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량(1947만 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1%로 전년 동기 11.6%에서 크게 높아졌다. 2020년 5%이던 신에너지차 비중을 2025년 20%로 끌어올린다는 기존 목표를 3년 일찍 달성할 전망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전기차와 배터리에서 세계 선두권 기업을 배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비야디(BYD)는 9월까지 117만 대의 신에너지차를 판매했다. 신에너지차로 범위를 넓히면 세계 1위다. 배터리 부문에선 CATL이 1위를 달리고 있다.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의 공통된 약점으로 꼽힌다. 비야디의 수출은 전체 판매량의 5% 미만이다. CATL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35%지만 중국을 제외하면 18%로 떨어진다.

이런 약점은 최근 미국과 유럽이 자국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보호를 강화하면서 더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시행하면서 전기차용 배터리의 미국 내 생산을 사실상 강제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은 2027년부터 역내 부품 비중이 65%에 미달하는 배터리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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