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와 만나 "2024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면 윤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으로 겨우 연명해나갈 수밖에 없는 비참한 운명으로 떨어진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변호사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김종인 선생과의 만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김 전 위원장이 최근 본인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신 변호사는 김 전 위원장과 서울 을지로에서 만나 용산까지 함께 걸어오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결함이 '인사정책의 실패'라는 데 김 전 위원장과 뜻을 같이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25%~30%로 고착돼 있는데, 이 수준에서 중도층의 표를 다수 끌어올 인물이 곧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맞았다는 것이다.
또 김 전 위원장은 "내년 봄에는 거의 전면적 개각을 해 참신한 인물을 국민 앞에 내세우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도 조언했다. 다만 신 변호사는 "하지만 나는 이게 유일한 방책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공정 세상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침들을 발표해 실천하는 방책도 있다"고 이견을 보였다.
한편, 신 변호사는 김 전 위원장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캠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일도 언급했다. 신 변호사는 "그(김 전 위원장)에게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 보수를 살린 '보수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줘도 조금도 어색한 일이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선생은 윤석열 후보와의 불화 끝에 갈라섰고, 나는 윤 후보를 끝까지 지지했다. 이 불행한 일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뵙고 더 물어볼 요량"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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