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공습…바다 건너 오니 다 비싸졌네

입력 2022-10-19 17:24   수정 2022-10-2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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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의 습격에 장바구니 물가가 또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입 과일과 고기, 와인, 위스키 등 해외에서 들여오는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주(10~16일) 기준 수입 망고 매입 원가는 전년 동기 대비 30% 올랐다. 블루베리와 바나나의 매입 원가도 각각 24%, 17% 뛰었다.

수입 고기 가격도 심상치 않다. 수입 소고기는 전년 대비 20%, 돼지고기는 15% 매입 원가가 상승했다. 매입 원가 상승의 여파로 이 대형마트에서 해당 수입 식품 판매가는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 식품의 가격 인상 요인은 복합적이다. 이상기후로 인한 세계 주요 산지의 생산량 감소와 물류비, 인건비 등 의 증가로 올해 초부터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한 비료·사료 가격 급등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최근 환율 급등이 기름을 부었다. 달러 가격 상승으로 수입 비용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 8월 수입물가지수는 154.38로 전월 대비 3.3%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이 4.0% 올랐다.

업계에선 수입 식품이 상당 기간에 걸쳐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수입한 식품이 배를 타고 한국에 들어오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체들도 초긴장 상태다. 수입 원재료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또다시 제품 가격 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한 대형 식품업체 최고경영자(CEO)는 “작황 부진과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한 곡물 가격 급등에 이어 고환율이 새로운 복병으로 나타났다”며 “상품 가격 인상 압박이 계속 커져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유통업체들은 고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각자 ‘비상계획’ 가동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고환율에 작황 부진까지 겹쳐 필리핀산 바나나 가격이 급등하자 최근 콜롬비아와 에콰도르를 대체 산지로 발굴했다.

중남미산 바나나는 품질과 생산 물량이 안정적이고, 필리핀산 바나나에 비해 가격이 5%가량 저렴하다. 결제 통화를 달러 대신 산지 국가의 화폐로 바꾸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중국의 성수기를 피해 수입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고환율에 대처하고 있다. 중국에서 소비가 많이 늘어나는 연휴가 지난 뒤 다음 연휴가 찾아오기 전 소비가 줄어드는 시기에 낮은 가격으로 물량을 매입하는 식이다. 올해는 중국의 중추절(음력 8월 15일)과 국경절(10월 1일) 사이에 킹크랩 물량을 집중 매입해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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