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대란, 남의 일 아냐"…데이터 서비스 점검나선 기업들

입력 2022-10-20 17:31   수정 2022-10-21 01:46

카카오의 ‘먹통 사태’ 이후 내부 단속에 나선 기업이 부쩍 늘었다. 비용이 좀 들더라도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데이터센터 운영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 주요 기업의 공통된 설명이다.
“정기 훈련 잊지 말자” 긴장
20일 각 기업에 따르면 주요 기업은 카카오 사태를 계기로 일제히 데이터센터 이원화 조치 여부를 점검하고, 재해 및 장애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기업들의 데이터 운용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자체 서버실을 운영하거나 △KT·SK C&C 등이 운영하는 대형 데이터센터에 입주(서버 파킹)하거나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가장 긴장하는 건 자체 서버실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재난 상황에서는 100% 백업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카카오 사태 이후 우리는 괜찮은지 점검해 보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정보기술(IT) 부서가 갑자기 바빠졌다”고 말했다.

신세계 롯데 등 외부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두고 있는 기업들도 카카오 먹통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정기적 훈련’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분위기다. 데이터센터를 여러 곳에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셧다운 상황에서 각 센터 간 데이터를 ‘부드럽게’ 잇는 데 실패하면 제2의 카카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재해복구(DR)를 위해 멀리 떨어진 지역에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훈련도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기업들도 자체 시스템 확인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고가용성(HA) 테스트를 이미 하고 있었지만 카카오 사태 이후 추가로 한 차례 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화=돈 먹는 하마’ 공식 깨지나
데이터센터 이중화 등은 그간 ‘돈 먹는 하마’로 여겨졌다. 100% 실시간 백업을 하려면 관련 비용이 딱 두 배로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 사태로 ‘비용보다 안전’이란 인식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현재 데이터 관리 상황을 확인하면서 혹시 추가 투자가 필요한지 묻는 고객이 늘었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박윤규 2차관 주재로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자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주요 데이터센터의 화재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한 보호 조치를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KT클라우드,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LG CNS, 삼성SDS 등 국내 주요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정전, 화재 등 유사시에 대비한 이중화 설비 현황을 공유하고, 위기 상황에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 차원의 지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전무는 “자율주행·인공지능 등으로 인해 앞으로 데이터를 담는 ‘물리적인 그릇’인 데이터센터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배터리실·서버실 등 각각의 재난 매뉴얼을 포함한 표준 지침을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상은/이승우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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