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안에도 돈줄 조이는 한은…"거시 통화정책 그대로"

입력 2022-10-23 16:23   수정 2022-10-23 16:2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자금 경색 사태의 영향에 대해 "거시 통화정책 운영에 관한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이 총재는 발표된 자금시장 안정 방안에 대해 "최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데 대한 미시 조치"라고 선을 그으며 이같이 말했다. 부분적으로 회사채·기업어음(CP) 시장의 자금·신용 경색 해소에 나서겠지만 거시경제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줄이는 통화정책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미시 조치로 적격담보증권 대상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한은이 적격담보증권 대상에 국채 외 은행채와 공공기관채를 포함하는 방안을 이번 주 금통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적격담보증권에 은행채가 포함되면 은행들은 자금 여력이 늘고 조달 압박을 덜어낼 수 있다.

한은은 앞서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은행채 등도 적격담보증권으로 인정했다가 지난해 3월 말 한시적 조치를 종료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증권사들이 요청하는 '금융안정특별대출 제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금융안정특별대출 제도는 일반기업이나 증권사·보험사·은행 등 금융회사로부터 한은이 우량 회사채(AA- 이상)를 담보로 받고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비상시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다.

그는 "오늘 대책에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나 다른 방안(금융안정특별대출)은 빠졌는데, 이번 방안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필요하면 금통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되자 2020년 5월 이 제도를 처음 신설한 뒤 3개월씩 두 차례 연장을 거쳐 지난해 2월 3일 종료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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