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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선 집권당(현 보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현재까지 보수당 의원(총 357명)의 지지를 가장 많이 확보한 당대표 후보는 수낵 전 장관이다. 이번 경선에서 후보 등록을 하기 위해선 24일 오후 2시까지 의원 100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23일 기준 수낵 전 장관이 128명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존슨 전 총리(53명)를 앞서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는 23명의 지지를 얻은 상태다.
사실상 수낵 전 장관과 존슨 전 총리의 2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명만 후보자로 등록하면 곧바로 총리가 선출되지만 최대 3명의 후보자가 나온다면 의원투표와 온라인 투표를 거쳐 28일 총리가 결정된다.
수낵 전 장관과 존슨 전 총리는 정치적 라이벌이다. 지난 7월 존슨 전 총리의 사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이 수낵 전 장관이다. 존슨 전 총리가 파티게이트로 여론이 악화했을 때 수낵 전 장관이 사표를 던지며 다른 장관들의 줄사퇴를 이끌었다. BBC에 따르면 이들 후보는 22일 비공개로 회동했다. 보수당 분열을 경계하는 의원들이 “한 명이 총리를 하고 다른 한 명은 내각에서 고위직을 맡는 것을 검토하자”고 제안함에 따라 만남이 성사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는 일단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낵 전 장관은 23일 트위터를 통해 “영국 경제를 바로잡고 보수당을 단결시키고 싶다”며 공식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존슨 전 총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존슨 전 총리의 복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보수당원들 사이에서 여전히 탄탄한 입지를 지키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각종 스캔들에 휩싸였던 존슨 전 총리가 재집권하면 영국 사회에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1일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와 국채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정치 불안 등을 이유로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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