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엽 댄포스 동북아총괄대표(사진)는 에너지가 넘치는 인물이다. 자신감도 대단하다. 댄포스는 덴마크계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기업 간 거래(B2B)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화 기술을 담은 각종 엔진 및 냉난방기기 등을 생산해 전 세계에 판매한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올린 매출도 75억유로(약 10조원)에 달한다.
댄포스는 클라이밋그룹의 EP100(에너지 생산성 100%), RE100(사용전력 100% 재생에너지로 확보), EV100(친환경 차량 100%)에 한꺼번에 가입한 최초의 글로벌 기술기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EP 104%를 달성했으며, 올 연말까지 덴마크 본사 건물과 공장에 RE100(2030 신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댄포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에너지를 쓰고 나서 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것보다 에너지를 처음부터 덜 쓰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게 댄포스의 관점이다. 김 대표는 이를 두고 “가장 깨끗한 에너지는 안 쓴 에너지”라고 표현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국내 랜드마크 건물이나 해상풍력발전 기기 중 댄포스의 엔지니어링 기술이 들어가 있는 것이 적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댄포스는 ‘아는 사람만 아는’ 회사다. 김 대표는 이를 바꿔 ‘에너지 효율성의 상징인’ 댄포스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댄포스가 기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브랜드화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김 대표는 이를 “‘인텔 인사이드(인텔 칩을 사용한 컴퓨터에 인텔 로고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대중의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방식)’처럼 ‘댄포스 인사이드’”라고 요약했다.
그가 다음달 8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1회 농기계전동화 및 자율주행 엑스포의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대외 활동을 활발하게 늘리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김 대표는 “댄포스는 농기계 및 건설기계에 들어가는 컴포넌트 시장 1위 점유율 회사인데, 모터를 잘 관리하는 솔루션을 탑재해 소프트웨어적으로 농기계를 운행하면 탄소발생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며 “전기차만큼 주목받지 못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친환경 선박을 만들 때에도 댄포스의 기술이 들어가고, 냉동 물류창고에 인공지능(AI) 기술과 디지털화를 적용해 최적의 에너지 효율화를 구현하는 것도 댄포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개념을 여러 곳에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난방공사에 난방 효율화(lean heat) 제안을 했다고 소개했다. “지역난방에서 에너지를 생산할 때 정확한 수요량을 파악해서 공급하면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댄포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과 한국의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경로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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