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해 3분기 판매 증가와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다만 품질 비용이 반영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기아는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익이 768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2.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23조1616억원으로 30.5% 증가했다. 순이익은 4589억원으로 59.6% 줄었다.
매출액은 역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증가해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 2분기 21조8760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기아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이 개선, 전기차 EV6 및 신형 스포티지 판매 본격화, 전반적 판매 차종의 사양 상향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에 우호적 환율 효과가 더해져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9.9% 증가한 75만2104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13만2768대, 해외에서 전년 대비 10.7% 증가한 61만9336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EV6와 신형 니로 신차 효과와 더불어 반도체 등 부품 수급 개선으로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들의 대기 수요가 일부 해소되며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해외 판매는 러시아 권역 판매 중단 영향이 본격화했지만 수익성이 더 높은 타 권역으로의 물량 전환과 인도공장 3교대 전환, 카렌스(인도)·신형 스포티지 신차 효과 등으로 대부분 권역에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338원으로 전년 대비 15.6% 상승하며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큰 폭의 매출 증가에도 영업익은 품질 보증 비용 확대로 크게 감소했다. 기아는 세타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 1조5442억원을 올해 3분기 실적에 반영하겠다고 지난 19일 공시한 바 있다.
다만 기아는 △생산 정상화를 통한 판매 확대 △상품성과 브랜드력 제고에 따른 사양 및 트림 믹스 강화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업계 최저 수준 인센티브 설정을 통한 '제값 받기' 가격 정책 △대당 판매가격 상승 등 높은 수익구조 개선을 지속해 손익 악화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아 관계자는 "부품 수급 개선으로 판매가 증가했고, 높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수익 차량 중심 판매로 수익구조 개선이 지속된 가운데 우호적 환율 영향도 강하게 작용했으나, 엔진 품질비용이 크게 반영된 결과 영업익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 차종과 전 지역에 걸친 강한 수요는 지속되고 있는 만큼 4분기에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개선과 연계한 공급 확대를 통해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강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형별로는 △전기차 4만대(전년 대비 34.3% 증가) △하이브리드 6만2000대(67.0% 증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만1000대(24.1% 증가)를 기록했다.
주요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 비중도 각각 △국내 12.3%(전년 동기 7.5% 증가) △서유럽 11.7%(전년 동기 11.5% 증가) △미국 3.2%(전년 동기 1.7% 증가)를 기록하는 등 크게 확대됐다.
기아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해 공급을 최대한 늘려 높은 대기 수요를 빠르게 해소하고, 친환경차와 고수익 레저용 차량(RV) 모델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 지역에서 수요가 높은 EV6의 생산 및 판매를 확대하고 미국에서 텔루라이드 상품성 개선 모델 및 신형 스포티지, 유럽에서의 신형 니로, 인도에서 카렌스 등 시장별 핵심 차종 판매에 집중할 방침이다.
아울러 제품 및 트림 믹스를 지속적으로 상향하고 개선된 브랜드 및 상품성에 부응하는 가격 정책을 이어가며 수익성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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