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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옛 페이스북)의 주주가 회사에 구조조정과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투자 감축을 요구하고 나섰다. 메타 주가가 올 들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메타는 이용자 수와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등 주력 사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신사업 메타버스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투자·인력 축소해라” 요구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알티미터캐피털의 브래드 거스트너 최고경영자(CEO)는 메타에 공개서한을 보내 “인력을 20%가량 감축하고 메타버스 사업 투자를 연 50억달러 이하로 줄이라”고 제안했다. “이렇게 하면 잉여현금흐름(FCF)을 두 배로 늘리고 주가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메타는 투자자, 직원, 기술 커뮤니티와 다시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 기업의 건실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썼다. 알티미터캐피털은 지난 6월 기준 메타 주식 200만 주(메타 지분의 약 0.1%)를 보유하고 있다.알티미터캐피털은 구체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투자를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지난해 10월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에 10년간 100억달러씩 총 1000억달러(약 144조원)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거스트너 CEO는 “사람들은 메타버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잘 모른다. 미지의 미래(메타버스)에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것은 실리콘밸리를 기준으로도 너무 큰 규모”라고 했다.
핵심 사업 정체에 실적 부진
알티미터캐피털이 메타의 사업 조정을 요구한 배경엔 주가 하락이 있다. 지난해 말 336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 약 61% 하락했다.실적도 부진하다. 메타의 지난 2분기 매출은 28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가량 줄었다.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12년 페이스북 상장 후 처음이다. 3분기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월가는 메타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줄어든 274억800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한 1.92달러로 예상됐다. 메타는 26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실적이 저조한 것은 메타의 주력 사업이 정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꾸준히 증가해 온 페이스북의 하루 이용자 수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감소했다. 애플이 지난해 도입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 탓에 광고 매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메타는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올해 매출 손실이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5일엔 메타에 또 다른 악재가 겹쳐 투자자 신뢰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메타가 운영하는 채팅앱 와츠앱이 이날 세계 곳곳에서 메시지 송수신 장애 현상을 일으키면서다. 이날 오전 3시부터 두 시간 넘게 와츠앱 사용자의 서비스 장애가 급증했다. 메타는 서비스가 재개된 이후 “문제를 해결했다. 불편에 사과드린다”면서도 장애 발생 규모와 원인 등은 밝히지 않았다. 와츠앱은 작년 10월에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과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먹통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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