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은행 대출금리(잔액 기준)가 평균 0.8%포인트 오르는 동안 예금금리 인상폭은 0.52%포인트에 그쳤다.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NIM이 1.72%로 지난해 3분기(1.57%)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이 덕분에 4대 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거둔 이자이익은 23조7757억원에 이른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은행들의 이자수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정상혁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준금리 인상 효과로 내년에도 0.1%포인트가량의 NIM 추가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K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순익(8242억원)은 작년 3분기보다 6% 증가했지만 KB증권(-27.9%) KB손해보험(-35.6%) KB카드(-12.1%)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3분기까지 각각 2조8494억원과 2조6617억원의 순익을 달성해 연간 순익 3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비은행 사업 확대로 수익을 다각화하겠다던 4대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는 오히려 심화됐다. KB금융의 순이익에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58.3%에서 올해 3분기 67.2%로 높아졌다. 신한(60.1%) 하나(78.7%) 우리(89.1%)도 은행 의존도가 커졌다.
금리 상승 탓에 은행의 조달비용도 늘어나고 있어 올 4분기 실적은 3분기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연 3~4% 금리로 조달한 4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3분기에만 50조원가량 늘어난 반면 이자율이 연 0.1%에 그치는 요구불예금은 같은 기간 20조원 넘게 줄었다. 채권시장 유동성 위기 여파로 기업 대출 연체율이 증가할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김보형/이소현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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