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에 베팅"…한 달 동안 440억 넘게 사들인 개미들

입력 2022-10-26 15:58   수정 2022-10-26 16:06


유례없는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 약세가 돼야 수익을 내는 인버스형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으로 개미들이 몰리고 있다. 달러 가치가 곧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데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9월26일~10월26일)간 개인 투자자들은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441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개인이 산 ETF 종목 가운데 순매수 상위 3위였다. 이 ETF는 미국 달러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여야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개인은 다른 인버스형 상품인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 ‘TIGER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도 각각 74억원, 15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이 올라야 수익이 나는 반대 성향의 상품인 ‘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순매수액이 7억원에 그쳤다.

인버스형 달러 ETF는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수익률이 고꾸라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3.02%였다. 최근에도 달러 강세가 지속돼 1개월 수익률이 ?4.6%로 부진한 편이다. 그럼에도 달러 강세가 장기적으로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면서 인버스형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달러 ETF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라며 “환율 상승으로 달러 ETF에서 높은 수익률을 봤던 만큼 장기적으로 환율 하락에 대비한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심화된다면 내년 2분기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속도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며 “한국은 외국인 투자유입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이 더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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