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체 US뉴스&월드리포트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2023 최고 세계 대학 순위’(Best Global Universities Rankings) 명단에서 사상 처음으로 중국 대학 수가 미국 대학을 앞질렀다. 한국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성균관대, KAIST, 고려대, 연세대가 이었다.
US뉴스&월드리포트가 집계한 세계 대학 순위에 오른 90여개국 2000곳 대학 중에서 중국 대학이 338곳으로 집계됐다. 대학 280곳을 명단에 올린 미국을 능가했다. 2014년 시작된 이 순위 집계에서 중국 대학 숫자가 미국 대학을 능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중에 이어 일본(105개), 영국(92개), 인도(81개)가 뒤를 이었다.
양으로는 중국이 미국을 이겼지만 질로는 미국이 여전히 우위를 보였다. 최상위 10위권 중 하버드대(1위) 매사추세츠공과대(MIT·2위) 스탠포드대(3위)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4위) 등 8곳이 미국 대학이었다. 나머지 두 곳은 영국 대학(옥스퍼드대·케임브리지대)이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 대학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AI 상위 10개 대학 중 칭화대를 비롯한 5곳이 중국 대학이었다. AI는 미국과 중국이 모두 전략적 우선 과제로 여기는 분야다. 두 나라는 이 분야 기술의 리더십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AI 및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대학들은 AI 외에도 나노기술, 고분자과학, 공학, 물리화학 등 과학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
중국 대학의 부상은 중국인들의 미국 유학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미국 유학생 비자(F-1)를 받은 중국인은 5만2034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같은 기간(9만5518명)의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감염 공포 등이 반영됐다.
한국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가 2000개 대학 중 129위를 차지했다. 이어 성균관대(263위) KAIST(282위) 고려대(290위) 연세대(292위) UNIST(360위) 세종대(397위) 포스텍(포항공대·409위) 한양대(441위) 등이 500위권에 들었다. 아시아 대학 전체 10위권에는 칭화대 등 중국 대학 6곳, 싱가포르 대학 2곳,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대학이 각각 1곳씩 포진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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