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뱅킹 시장에 진출한다. 담보·보증 없이 최대 1억원까지 빌려주는 대출과 함께 개인사업자 전용 통장, 체크·신용카드까지 금융 생활에 필요한 모든 상품을 한 번에 출시하기로 했다.
개인사업자 뱅킹은 가계대출 쏠림을 탈피하기 위해 고심해온 카카오뱅크가 처음으로 내놓는 기업금융 서비스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여신의 50% 이상을 기업 대출로 채우겠다"며 "3년 안에 은행과 플랫폼 사업자를 통틀어 가장 많은 사업자 고객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업력 짧아도 신청 가능"
개인사업자 대출은 최저 금리 연 5.491%, 최대 한도는 1억원이다. 대출 기간은 최장 10년까지 가능하며 중도상환수수료는 무료다. 한도·금리 등의 조건은 다른 인터넷은행과 비슷하지만 '업력' 문턱을 크게 낮춘 점이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는 자체 개발한 업종별 사업자 신용평가모형에 따라 창업한 지 6개월이 채 안 된 사업자여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했다. 기존 은행 대출은 업력이 최소 1년, 아무리 짧아도 6개월은 넘어야 신청이 가능했다.
이병수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은 "사업을 시작한 소비자 누구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며 "1~2개월 영업한 경우여도 매출이 잡히면 (신용평가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을 못 받는 경우 제휴 금융사 13곳을 통한 연계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반기부터 보증부 대출, 담보 대출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팀장은 "스크래핑과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 개인이 통장을 개설하는 과정과 동일하게 간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입출금, 증명서 발급 등 각종 수수료도 전부 면제한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전용 체크카드와 제휴 신용카드도 출시했다. 전월 실적이 없어도 사업장 운영 관련 결제 시 할인이나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혜택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개인사업자 체크카드'는 통신 대형마트 주유 해외 등 사업 업종에서 3%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전월 실적이 없어도 최대 1만원, 실적이 있으면 최대 5만원까지 캐시백이 된다. 제휴 신용카드인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삼성카드'는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무조건 1% 할인 혜택과 함께 통신 렌탈 방역 등 사업장 운영 경비와 연관된 가맹점에선 1.5% 할인을 제공한다. 할인 한도는 없다. 또 4대보험과 전기요금, 주유 등 사업 필수 경비 관련 가맹점에선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3만원까지 5% 할인이 적용된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12월 중 사업자 관련 상품과 콘텐츠를 모아 볼 수 있는 '사장님 전용 홈 화면'을 앱에 적용할 계획이다. 세금 신고, 매출 관리 등 경영 관련 지원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 팀장은 "사업을 하며 겪는 모든 여정을 카카오뱅크 앱 안에 담는 것이 목표"라며 "단순한 은행 앱이 아닌 사업을 위한 필수 앱, 800만 개인사업자에게 가장 좋은 은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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