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사랑받는 기업 만들것"

입력 2022-10-27 18:26   수정 2022-10-28 01:5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실적 둔화, 신사업 부진, 경쟁사의 추격 등 복합 위기를 맞은 삼성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선 회장으로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과감한 기술 투자, 최고급 인재 유치, 창의적인 조직문화 조성, 사회와의 동행 등을 통해 ‘뉴 삼성’의 길을 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안건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면서도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며 회장 승진 안건을 의결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날 ‘미래를 위한 도전’이란 글을 사내 게시판에 올려 임직원에게 소회와 각오를 알렸다. 현재 삼성의 상황에 대해선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며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승진은 삼성전자가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날 이뤄졌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8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급감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에서 영업이익(5조1200억원)이 반 토막 났고, 매출(23조200억원)은 TSMC(약 27조원)에 세계 1위를 내줬다.

이 회장은 돌파구로 ‘세상에 없는 기술에 대한 투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 유치’, ‘창의적인 조직문화 변화’, ‘사회와 더불어 성장’을 주문했다. 산업계에선 이 회장의 뉴 삼성이 인수합병(M&A),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 S급 인재 유치 활동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회장 취임 후 첫 일정은 재판 출석이었다. 이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며 “국민에게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황정수/정지은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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