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귀국한 김진태 "조금 미안…정치적 의도는 없어"

입력 2022-10-27 21:50   수정 2022-10-27 22:12


김진태 강원지사가 27일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경색과 관련해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베트남 출장에서 예정보다 하루 일찍 귀국한 김 지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처음부터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히고,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는 걸 설득하는 과정에 의외의 사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을에 늘 해오던 2차 추경을 취임 후에 하지 않고 아껴놓은 게 있다"며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해서 12월 15일까지 갚겠다"고 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게 만든 것에 대해서는 "조금 미안하다. 어찌 됐든 전혀 본의가 아닌데도 사태가 이런 식으로 흘러오니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답했다.

정치적 의도가 있었냐는 물음에는 "강원도민의 부담을 어떻게든 줄여보려 한 것"이라며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강원도는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로 자금 시장이 얼어붙자 강원중도개발공사(GJC) 보증 채무를 올해 안으로 앞당겨 갚기로 했다.

정광열 강원 경제부지사는 이날 "오는 12월 15일까지 보증채무 전액인 2050억원을 상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결정은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사전 협의한 것"이라며 "김진태 도지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간 직접 협의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돈줄이 말라가는 등 자금 경색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보증 채무를 한 달가량 앞당겨 갚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달 28일 춘천시 중도 일원에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조성사업을 했던 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GJC가 레고랜드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아이원제일차의 2050억원 규모 ABCP는 만기일인 지난달 29일 상환하지 못해 이달 4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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