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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 간 대만 TSMC와 삼성전자의 주가 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된 이후 외국인 투자 자금이 중화권에서 한국, 일본 등으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환산 코스피지수가 35% 넘게 하락한 가운데 강달러 현상이 주춤해진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셈법도 깔려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 주가는 10.0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7.91% 올랐다.
각국 증권시장의 대표주의 주가가 엇갈리면서 전체 증시 성적표도 대조를 이뤘다. 이달들어 대만 가권지수는 4.74%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는 5.24% 상승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만 등 중화권 증시에서 탈출해 한국, 일본 등으로 옮겨오는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26일~10월26일 한달간 외국인은 대만 증시에서 43억729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에서는 2조7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이 '대만 통일'을 언급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며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 여파로 대만 반도체 기업이 가장 큰 악영향을 받을 거라는 분석도 깔려있다"고 말했다.
TSMC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도 영향을 미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내년 3분기께 반등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온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이 외국인 입장에선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달러 환산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달러 환산 코스피지수(27일 기준)는 1949.82선까지 내려온 상태다. 올초 이후 코스피는 23.13% 하락했지만, 달러 환산 코스피는 35.51% 급락했다. 중화권 국가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가운데 강달러 현상이 주춤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힘을 받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익을 노리고 한국 증시와 대장주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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