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넘는 집 주담대 효과는…"거래 숨통" vs "고금리가 발목"

입력 2022-10-28 17:19   수정 2022-10-31 19:23

“큰 도움이 안 될 겁니다. 집값 15억원이 안 되는 지방에서도 거래가 끊긴 것만 봐도 금리가 더 문제입니다.”(조용석 우대빵부동산중개법인 대표)

“아예 살 수도 없었는데 대출이라도 끼고 살 수 있는 선택권이 생긴 만큼 효과가 있을 겁니다.”(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허용을 포함한 정부의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대책을 두고 전문가들과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실수요자를 위해 분양가 9억원 아파트까지 가능한 중도금 대출을 내년부터 12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완화책을 내놨다. 평소라면 시장이 크게 요동칠 만하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에 시장은 차분한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 정책을 가장 반긴 쪽은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이다. 중도금 대출 허용금액을 12억원으로 올리면 서울 강북권의 중형 아파트는 물론 강남권의 중소형 아파트까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의 일반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합 측에서 3.3㎡당 3700만원 안팎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전용 59㎡ 일반분양가가 9억원을 넘기게 된다. 박승환 둔촌주공 조합장은 “금리가 오르면서 분양 시장이 침체해 미분양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번 대책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3.3㎡당 분양가가 2834만원인 장위4구역(장위자이 레디언트) 조합 관계자도 “중도금 대출 불가라는 장애물이 없어진 게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 점을 긍정 평가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올해 말 분양하는 단지들도 실제 중도금 대출이 필요한 시점은 내년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번 대책의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 15억원 초과 매물의 대출 규제 완화로 강남3구 위주로 집값이 소폭 상승할 것”이라며 “대출이 어려워 진입하지 못했던 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번 정책이 단기 효과는 있지만 이미 억눌려진 매수 심리를 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시장과 고가주택 매매에는 숨통을 터주겠지만 시장 냉각 속도가 너무 빨라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며 “서울 강남 등 핵심지역이 아니면 투기과열지구 같은 규제는 빨리 푸는 게 좋다”고 했다.

중개업계는 차분하게 상황 변화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E공인 관계자는 “갑자기 급매를 회수한다거나 매수 연락이 오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다만 내년 초부터 부동산 거래량이 늘 것이란 기대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석 대표도 “정책 발표 다음날이지만 소속 중개업소들은 별도의 매수 문의 없이 차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혜인/박종필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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