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김진태발 금융위기 진상조사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레고랜드 사태는) 불순한 정치적 의도에 의해 일어난 고의 부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중도개발공사(GJC)는 ‘이자도 못 갚을 형편’이라는 김 지사의 주장과 달리 강원도의회 보고에서 ‘약 2997억원 규모 땅을 매각했고, 이 중 1200억원을 회수해 이자는 물론 원금에 대한 채무 변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며 “또 내년 11월 만기까지는 전체 채무액의 80% 이상인 최소 1600억원을 갚을 수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단 소속 허영 의원은 “GJC 채무의 만기일은 2023년 12월 28일로 1년 이상 남아 있었고, 지난 9월 29일은 1차 만기일이었다”며 “GJC는 4개월분 선취 이자를 지급했기 때문에 이자만 지급하면 만기가 자동 연장되는 상황임에도 김 지사는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무불이행 선언은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는 김 지사의 직권남용 및 배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이날 대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가·환율·이자 부담에 더해서 김진태발 금융위기 때문에 자금시장이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며 “위기를 인정하고 심각성을 인지해서 실효적 대책을 반드시 신속하게 만들어내야 하는데 매우 부족하다”고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은 화살을 최 전 지사에게 돌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지사의 조치가 적절했던 건 아니라고 보여진다”면서도 “민주당이 그 문제를 지적하는 건 무책임한 일인 것 같고 시선 돌리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라디오에서 “레고랜드 사태는 김 지사의 말 한마디로 지금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 최문순 지사 시절부터 쭉 문제가 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부와 여당은 30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레고랜드 사태 관련 금융시장 동향과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국민의힘에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이, 정부 측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이 참석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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