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공공기관 빚 632조…공사채 쏟아내

입력 2022-10-28 18:16   수정 2022-10-29 02:07

주요 공기업이 채권 발행을 통해 부채를 급속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공사채에 기대고 있다.

28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2~2026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제출한 자산 2조원 이상(올해 기준) 39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전년 대비 82조2000억원 증가한 632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부채비율도 25.8%포인트 높아져 187.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14개 재무위험기관(공기업)의 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공기업의 부채는 전년 대비 58조8000억원 늘어난 430조9000억원, 부채비율은 71.5%포인트 증가한 336.4%에 이를 전망이다. 재무위험기관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및 5개 발전자회사, 한국석유공사 등 5개 자원공기업, 한국철도공사 등이다.

공기업은 주로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석유공사 부채 19조9630억원 중 64.7%인 12조9245억원이 회사채였다.

공사채 발행 잔액은 매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 공사채 잔액은 6조1193억원에서 2026년 6조5395억원으로, 한수원은 같은 기간 12조224억원에서 12조8232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공사채는 기업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국채 수준의 높은 신용등급을 인정받아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정부의 지급보증 가능성을 반영한 공기업 최종신용등급은 독자신용등급에 비해 6~11단계나 높다. 이에 따라 공기업은 민간기업보다 0.5%포인트 이상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공사채 채무를 국가보증채무에 산입해 공식적으로 관리하고 공기업 자본비율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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