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 중 사라졌다가 숨진 채 발견된 10대 죽음에 이란 당국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최근 시위 중 사라졌다가 사망한 니카 샤카라미(17·여)의 죽음에 군경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샤카라미는 지난달 21일 수도 테헤란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CNN은 자체 입수한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샤카라미가 죽기 전 군경에 쫓기고 구금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샤카라미와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힌 라단은 CNN 인터뷰에서 샤카라미가 오토바이를 탄 이란 군경 20~30명을 향해 돌을 던졌다고 증언했다. 이후 샤카라미가 사복을 입은 군경에 연행됐다고 덧붙였다.
CNN은 샤카라미가 당시 쓰레기통 위로 올라가 히잡을 태우는 등 적극적으로 시위에 나서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확인한 샤카라미의 지인 7명은 영상 속 인물이 샤카라미가 맞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정황은 이란 당국의 발표와는 상반돼 논란이 예상된다.
마지드 미라흐마디 내무부 차관은 "타살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사건을 수사한 결과 샤카라미는 밤길을 배회하다가 공사장 건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정부 시위와의 연관성마저 부인했다.
인권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IHR)는 지금까지 최소 200명이 시위와 관련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란에서는 마흐사 아미니(22)의 의문사 이후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항의 시위가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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