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22 핵 태세 보고서’에서 “김정은 정권이 미국이나 동맹국·파트너에게 핵 공격을 하면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한 것은 이런 북한에 보내는 엄중한 경고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북한과 중국, 러시아 관련 3개 보고서를 함께 공개한 점이다. 최근 밀착하고 있는 세 나라를 동시다발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잇단 핵 위협을 가하고 있고, 시진핑 중국 주석은 당대회에서 강대한 핵 전력 증강을 공언했으며, 김정은은 7차 핵실험 버튼 앞에 서 있는 위중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한·미의 대응도 명확하다. ‘정권의 종말’을 실행력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물론 한·미가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실종됐던 연합훈련을 복원한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김정은이 한·미 훈련 기간 도발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면 훈련만으로는 억지 효과를 내기에 부족하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핵무기의 전진 배치’를 포함하는 ‘유연한 핵 전개’를 언급한 것은 긍정적이나, 엄포용으로 그쳐선 안 된다. 북한의 핵 사용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적어도 항공모함, 핵 탑재 잠수함 등 주요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순환 배치를 비롯해 핵우산을 실효적으로 담보할 후속 조치가 따라야 한다. 국내에선 ‘친일 국방’ 등 한가한 타령을 늘어놓을 때가 아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