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한국에 휴가온 미국인 의사가 현장 구조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플로리다에서 서울을 찾은 의사 소피아 아키야트(31) 씨가 참사 당시 현장 구조 활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아키야트 씨는 미 텍사스에서 온 친구 A 씨와 함께 사고 현장 골목의 맨 위쪽에 있는 한 클럽에 있었다.
이들은 사고 직후인 29일 오후 11시께 인파 속에서 일부 사람들이 사고를 당해 축 늘어진 피해자들을 골목을 가로질러 옮기려고 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일반 의학을 전공한 피부과 의사인 아키야트 씨는 현장으로 가서 쓰러진 한 남성의 맥박을 체크하고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
WP는 현장에 있던 한 경찰관은 그가 의사라는 사실을 알고서 치명적인 사고 현장의 중심이 된 골목으로 함께 가자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키야트 씨는 "우리가 그들을 돕고 있을 당시 이들 대부분이 사망하기 직전이거나 사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큰 도로에서 사고가 난 골목의 입구를 인파와 쓰러진 이들이 막고 있어서 구급차가 피해자들에게 가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친구 A 씨도 쓰러진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좀 더 넓은 장소로 옮겼다고 알려졌다.
A 씨는 "거의 아비규환이었다. 너무 많은 이들이 깔렸다"며 "(사고 당시) 우리가 거기 있었다면 우리도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는 지난 29일 오후 10시 1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해밀톤호텔 옆 경사로에서 인파가 떠밀려 쓰러지면서 발생했다.
정부는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국가애도기간(다음 달 5일까지) 동안 합동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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