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3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압사 참사는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됐을 문제가 아니다. 인파는 예년 수준'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이 장관은 입을 봉하고 수습에 전념하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떻게 관계 장관이 이런 몰상식한 말을 할 수 있을까"라며 "지금은 수습하고 애도하며 유가족을 위로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사고 치지 말자"며 "이상민 장관은 입을 봉하고 수습에 전념, 그다음 수순을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현장에 소방이나 경찰 인력이 배치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가 풀리는 상황이 있었지만, 그 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이태원 참사에 대해 "이태원 참사! 깜놀 어떻게 이런 일이? 참담합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 '깜놀'은 '깜짝 놀라다'를 줄인 말로,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원로 정치인의 이같은 단어 선택이 과연 적절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박 전 원장은 "10만 인파가 몰린다는 예상을 했다는, 수용 가능 인원에 대한 출입 통제를 했다면"이라며 "지금은 수습에 전력하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는 정부와 당국이 인파 통제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유명을 달리 하신 희생자들께 명복을, 부상자들도 쾌유하시길 기도드린다"며 "유가족들께도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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