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부상자 널려…미치겠네" 이태원 119 최초 신고 들어보니

입력 2022-11-01 17:19   수정 2022-11-01 18:44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녹취록에 '이태원 참사' 당일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이태원 참사' 신고자의 최초 녹취록에 따르면 신고자는 "경찰이건 소방이건 보내주셔서 통제해야 할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람이 다쳤다"며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신고자는 "사람이 압사당하게 생겼다"며 "골목에 사람이 다 껴서 다 보내셔야 할 거 같다. 농담하는 게 아니다"라고 신고했다.

신고자는 "어디쯤 있냐. 가게 이름을 알려달라"라는 질문에 위치를 설명하며 "경찰이건 소방이건 보내주셔서 통제해야 할 것 같아요. 일단 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친 사람이 있나요"라는 접수자의 물음에는 "네 많이 다쳤어요. 여러 명이 있을 거예요. 엄청 많을 거에요"라고 했다.

당시 접수자는 "정확하게 설명해주세요. 그런 식으로 말고, 설명을 좀 더 해주세요"라고 한 번 더 물었고 신고자는 "어떻게 정확하게 설명해야 해요? 여기 길거리에 널린 게 부상자인데. 저희 상황이 심각하다고요"라고 답했다.

끝으로 접수자는 "전화 끊을게요. 일단 나가서 확인할게요"라고 말했고 신고자는 "미쳐버리겠네. 일단 알겠습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119 상황실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밤 10시 15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119 구조대가 최초로 도착한 시간은 그로부터 14분 뒤인 10시 29분이다.

한편 사고 당일 인파로 도로 난입이나 교통 불편 등이 발생했다는 경찰의 보고가 있었음에도 교통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황창선 경찰청 치안 상황관리관 "이번 치안 대책 상당 부분이 교통과 관련한 내용이 많았고, 그날 112에 접수된 신고 중 70~80%가 교통에 관한 신고였다. 주차장에서 1시간 동안 못 나오고 있다는 신고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태원과 연결된 삼각지 등 도심에 대형 집회가 있어서 그 영향으로 더 막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교통 통제라는 것은 필요에 따라 경찰의 권한으로서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당시에 조치하기에는 물리적인 교통량이 다소 과하지 않았나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발생 직후 구급차 출동이 어려웠고 사건 발생 직후에 제일 먼저 인근 경찰서의 순찰차를 집합시켜서 구급차 통행로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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