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태풍 힌남노 상륙(9월) 하루 전에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월파(파도가 방조제 등을 타고 넘어오는 현상)량과 월파 피해 구역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기상청의 기상 정보와 국내 연안 정보는 물론, 일대의 공간 정보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분석 시스템으로, 월파 피해가 큰 지역 중 하나인 마린시티를 우선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특정 시간대의 월파량이 색깔별로 표현되고, 마린시티 일대 블록의 어느 지점에서 피해가 클지 예측이 가능하다.
임학수 KIOST 책임연구원은 “부산 북항의 침수 가능성, 트램 도입 시 교통량 예측, 물고기 집단 폐사가 발생한 동삼해수천(영도구)의 수질 개선 방안 등 지역 현안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 환경 및 재해 안전 시뮬레이션 융합기술 개발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KIOST는 연안 자료 분석 및 가공 부문을 맡았다. 참여 기업 뉴레이어는 육상 공간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해상 GIS를 구축해 재난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다. 부경대는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조석과 파랑, 태풍, 빌딩풍까지 예측이 가능하다.
오염물질 유입으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동삼해수천은 일대 해양 환경을 정밀하게 조사해 수치를 계산한 뒤 수질 개선을 위한 수문 운영 방안을 제시했고, 부산 북항은 디지털트윈 환경을 조성해 사람과 차량, 선박 및 인근 해역의 정보까지 망라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선박 디지털트윈,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까지 오픈랩을 통해 국내외 논문 55건이 발표됐으며, 특허 출원 및 등록은 31건에 이른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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