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차를 살 때 최대 1억원까지 카드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오토할부 상품 금리가 최근 들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롯데카드는 전날부터 오토할부 금리를 연 8.3~8.5%(24~60개월 할부 기준)로 인상했다. 이 회사의 오토할부 금리는 지난 7월만 해도 연 2~3%대였지만 10월 초 연 4.3~4.5%로 오른 데 이어 현재 연 8%대로 올라섰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금리가 두 배로 뛰었다.
다른 카드사들도 이달 1일부터 오토할부 금리를 1%포인트 안팎 인상했다. 삼성카드 오토할부 금리는 연 5~5.7%에서 연 6.1~6.5%로, 하나카드는 연 4.4~4.9%에서 연 5.4~5.9%로 높아졌다. 국민카드는 특별 금리 최저 수준을 연 5.4%에서 연 6.1%로 인상했다.
잇단 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익 기반이 좁아진 카드사들은 최근 수년간 자동차 할부금융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당초 캐피털사의 텃밭이던 신차 할부금융 시장 공략을 위해 사실상 역마진을 감수하고 저금리를 내걸었다. 그 결과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매년 10%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2016년 상반기 2조6775억원에서 올해 10조6460억원으로 늘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조달 금리가 급등하는 와중에도 자동차 할부 시장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카드사들이 출혈을 감수하고 저금리를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달했다”며 “금융지주 계열사가 아니거나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금리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오토할부는 고정금리 상품이 많아 저금리로 이미 나간 대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손해일 것”이라며 “신규 대출은 금리를 대폭 올려 사실상 취급을 중단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냉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제2금융권부터 대출길이 좁아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자금난에 몰린 카드사와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이 잇달아 대출을 축소하거나 사실상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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