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최근 최장 기간 빚어진 서비스 오류 사태로 오픈채팅 앱(애플리케이션) 등 신규 서비스 론칭 일정이 지연될 전망이라고 3일 밝혔다. 카카오는 앞서 지난 8월 올 4분기 기존 익명 오픈채팅을 독립된 앱 '오픈링크'로 신규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카톡 성장 전략 큰 변화 없다"…신규 서비스는 다소 지연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3일 오전 개최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금은 사태 수습 및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게 전사적으로 최우선 과제"라면서 "신규 서비스 일정 론칭일은 불가피하게 1~2달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올 초부터 남궁훈 전 대표와 카톡 서비스 비즈니스 전략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 왔고, 이미 내년까지의 로드맵이 수립된 상황"이라며 "세부적인 내용은 지속적으로 변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카카오톡 성장 전략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 대표는 지난달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장애 기간을 127시간30분으로 공식화하고 오는 6일까지 유·무료 이용자 피해 접수를 받는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원인조사와 보상 대책 마련을 위해 3개 소위원회를 꾸렸다.
그는 "카카오 서비스는 복구 됐지만, 이용자 신뢰를 복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장기적으로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빠르게 이용자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까지 파악한 매출 손실과 단기 재무 영향은 약 400억원이나, 아직까지 피해 보상 지원책이 확정되지 않았다. 피해 사례를 접수 후 적절한 지원 가이드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투자거버넌스총괄 수석부사장도 "이번 화재로 인해 올 4분기 영업이익률은 매우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다만 향후 신규 서비스 론칭 등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부터 건립을 추진 중인 국내 데이터센터의 안정성도 한층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현재 건립 중이거나 건립 예정인 자체 데이터 센터들은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대중과 같은 방제시설을 더욱 안전하게 구축할 것"이라며 "블랙아웃과 같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비상발전기와 UPS 설치를 강화해 자체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을 한층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안산에 위치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제1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에 있다. 2024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 시흥 캠퍼스에 제2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다.
"주요 계열사는 10개…80% 이상은 30인 미만 스타트업"
카카오가 계열사를 무분별하게 늘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부분 소규모 스타트업(새싹기업)"이라며 일축했다. 배재현 수석부사장은 "카카오 전체 계열사 중 80%는 30인 미만 소규모 회사로 대부분 웹툰과 웹소설, 게임과 음악 개발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러한 소규모 계열사를 제외한 실제 계열사 숫자는 10개 미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숫자가 아닌 특성에 주목해주길 바란다"며 "카카오는 초창기부터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상생을 추구했고, 앞으로도 스타트업과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조85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03억3200만원으로 10.6%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371억6100만원으로 84.2%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게임 사업 부진,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카카오뱅크 상장 및 지분법 주식 처분 이익 등이 반영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올 3분기 카카오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9029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 추정치와 비교하면 3분기 매출은 2.32%, 영업이익은 16.03% 기대치를 밑돌았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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