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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출간돼 일본 사회에 화제를 일으킨 <불효 돌봄>(親不孝介護)은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책은 “나이 든 부모를 돌보는 착한 자식은 이제 필요 없다”며 “불효자가 돼 부모를 돌보자”고 제안한다. 저자 야마나카 히로유키는 1964년생으로 일본경제신문사 출판법인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일본 주요 기업을 상대로 돌봄과 간호 상담을 하는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장거리 ‘불효 돌봄’에 도전했다.
책에는 지난 5년간의 불효 돌봄 과정과 그것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소개돼 있다. 무엇보다 나이 든 부모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떠날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자식 역시 자신의 삶을 가장 우선적으로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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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병에 효자 없다’란 속담이 있다. 나이 든 부모를 돌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혹여 치매라도 걸리면 아무리 사랑하는 부모 자식 사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자식은 어릴 적 자신을 돌봐준 부모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제는 자신이 부모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상황을 경험하면서 결국 거친 말을 쏟아내고 그런 자신을 비난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불효 돌봄이라는 말은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나친 효심이 오히려 부모와 자식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어서는 안 될 비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책은 나이 든 부모를 돌보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이유는 무조건 부모 곁에서 돌보는 것이 효도라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저자는 이와는 반대로 생각하는 게 답이라고 말한다. ‘곁에 있는 것이 효도’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부모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돌봄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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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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