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가 저층 개발 안된다고 이재명에 보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3년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대장동 개발 방식을 민간 개발업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영학 회계사는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공판에서 “유동규 본부장이 ‘김용, 정진상과 상의해 (대장동이) 베벌리힐스가 안 되도록, 저층연립이 안 되도록 다 보고했다’고 말했다”며 “시장님한테도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2013년 7월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대장동을 한국판 베벌리힐스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고층 아파트를 지어 수익을 극대화하려던 민간 사업자의 개발 방향과 반대되는 것이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이 이들의 입장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증언이다.

이번 진술은 정 회계사가 작년 5∼7월께 녹취록 내용을 요약한 메모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남욱 변호사 측 변호인이 제시한 메모에 ‘Lee’라는 글자가 있고, 그 아래 ‘캠프’라는 제목의 상자 안에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이름이 적혔다. 또한 ‘유동규’에서 나온 화살표가 ‘캠프’를 거쳐 ‘Lee’를 향한다. 정 회계사는 “제일 위에 적힌 ‘Lee’는 이재명 시장”이라며 “화살표는 (베벌리힐스 반대에 대한 내용을) 보고했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 변호사의 변호인 측이 “메모를 작성한 2012~2014년에도 (이 대표의) 캠프가 있었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대표의 사람들이라는 뜻”이라고 대답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