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거리측정기는 목표물을 향해 레이저를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레이저를 통해 거리를 측정한다. 이 기기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전차와 보병 전투차 등이 표적에 대한 사정거리를 측정해 주포의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레이저로 거리를 재는 원칙은 간단하다. ‘속력×시간=거리’의 공식이 적용된다. 골퍼의 위치부터 핀까지의 거리를 D, 빔을 쏜 뒤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은 T라고 하자. 빔이 목표물을 맞히고 다시 돌아오기까지 걸린 거리는 2D이므로 핀까지의 거리(D)는 T×빛의 속도를 이등분하면 된다.
원리는 단순하지만 정확한 값을 내놓으려면 여러 기술이 필요하다. 고도나 날씨 등에 따라 레이저의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쉬넬은 경사계와 내부 센서를 내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사와 온도, 고도를 고려해 보정된 거리를 표기한다. 보이스캐디(사진)는 경사계에 빅데이터를 더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프로들의 클럽별 평균 비거리와 탄도값을 적용하고, 한국 골프 지형에 대해 축적한 빅데이터로 고저 차에 따른 거리를 보정해서 표기한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0.1초 만에 측정값을 내놓는 제품도 많다.
거리측정기가 발사하는 레이저가 인체에 해롭지는 않을까. 전문가들은 “출력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사람을 향해 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지혜 보이스캐디 팀장은 “특히 사람의 안구를 향해 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며 “안구의 망막은 열 방출이 원활하지 못해 미약한 레이저 광선에도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선택할 때 레이저 국제기준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제기준인 IEC60825-1에서는 레이저 등급을 1, 1M, 2, 2M, 3R, 3B, 4의 일곱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등급 1, 1M은 인체에 무해하며, 등급 2~2M은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안전하다는 뜻이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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