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재건축 대표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이태원 참사를 빗댄 문구로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가 논란이 됐다.
7일 은마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3시쯤 은마아파트 31동 외벽에 '이태원 참사사고 은마아파트에서 또 터진다'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해당 현수막은 은마아파트를 관통할 가능성이 있는 GTX-C 노선을 반대하기 위한 것으로,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항의하려는 목적에서 제작됐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를 지나가게 될 경우 지반 붕괴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며 반발해왔다.
하지만 이 현수막을 본 아파트 주민을 비롯해 온라인상에서도 비판이 일자 약 2시간 만인 당일 오후 6시쯤 현수막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마아파트 관계자는 "GTX-C 노선 항의 차원에서 현수막 문구를 급하게 정하다 보니 부적절한 문구가 사용됐다"고 실수를 인정했다며 "주민들에게 항의받자마자 즉시 철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GTX-C 노선 우회가 주민들에게 그만큼 절박한 사안"이라며 "GTX-C가 아파트 10개 동을 뚫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서울시와 구청에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실시한 안전 점검에서도 지반 침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와 주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하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은 최근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한 지 무려 26년 만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1979년 준공된 최고 14층 28개 동, 4424가구의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탈바꿈한다.
은마아파트는(9월 기준) 전용 76㎡는 직전 거래 대비 3억 4000만원 내린 21억 4000만원(13층)에 팔렸다. 같은 달 전용 84㎡도 직전 거래보다 7000만원 저렴한 25억원(10층)에 거래됐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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