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전기차 보조금 유예될까…3% 급등한 현대차 주가 향방은

입력 2022-11-07 14:44   수정 2022-11-07 14:46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모처럼 상승하고 있다. 미국 상·하원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을 유예하자는 법안이 발의됐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미 중간선거에서 IRA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공화당의 의회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7일 현대차는 3.99% 상승한 16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는 2.60% 오른 6만71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9월 미 IRA 법안 통과이후 국내 완성차 주가는 크게 급락했다. 지난 9월 고점 대비 10월 말 현대차 주가는 17.5% 하락했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 등에만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직 미국에 전기차 생산공장이 없다.

민주당 소속 테리 스웰 앨라배마주 하원의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을 3년간 유예하는 '미국을 위한 저렴한 전기차 법안(Affordable Electric Vehicles for America Act)'을 발의했다. '북미 최종조립' 규정 시행을 2025년 12월 31일까지 유예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 골자다.

상원에서는 지난 9월 민주당 소속 래피얼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지아주는 현대차가 지난달 25일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을 연 곳이다. 앨라배마주에도 기존 생산공장이 있다.

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공화당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떄문이다. 공화당은 IRA 법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 유보적인 입장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IRA 보조금 지급 조항도 유예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미 중간선거 이후에는 IRA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기 보다 기업의 실적과 펀더멘털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연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합작사를 발표하면 주가도 반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임 연구원은 "주요 완성차 가운데 현대차그룹만 배터리 파트너사를 발표하지 않았다"며 "지난 3월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에 대해 연내에는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만큼 조만간 전기차 배터리 파트너사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향후 자동차 판매량이다. 유럽, 중국 등의 경기 침체로 인해 자동차 판매량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본격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내년에는 재고나 딜러 인센티브 수준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실적 둔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직 소비가 탄탄한 인도, 북미 지역 판매가 견조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임 연구원은 "아직 대기수요가 많은 국내 시장이나 이제 막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한 미국, 수요가 견조한 인도 등에서 유럽 시장의 판매량 타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11~12월 시장의 예상을 상회한 판매량 성적표를 공개하면 주가도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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