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와 맞짱"…패션에 힘 쏟는 쿠팡

입력 2022-11-07 17:28   수정 2022-11-15 16:38


하나의 카테고리에 특화한 버티컬 커머스(전문몰)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쿠팡 등 덩치가 큰 종합몰이 세부 카테고리별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컬리 등 전문몰의 강자들도 특정 상품군만으로 몸집을 불리는 데 한계에 봉착하자 경계를 넘어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 견제 나선 쿠팡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로켓 그로스 패션팀’을 신설했다. 새로운 패션 브랜드와 셀러를 영입해 이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팀이다. 쿠팡은 올 상반기에만 35개 중저가 패션 브랜드를 신규 유치했다.


쿠팡은 식음료와 생활필수품 영역에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패션 부문이 그간 약점으로 꼽혀왔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쿠팡에서 패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비중은 16.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종합몰인 네이버쇼핑(33.3%)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비율이다.

쿠팡은 로켓 그로스 패션팀 신설을 시작으로 패션 분야의 경쟁력을 전문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무신사를 경쟁 타깃으로 설정했다.

쿠팡은 최근 2030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무신사의 주요 입점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임블리’와 ‘츄’ 등 지그재그에서 큰 인기를 끈 브랜드도 들여왔다. 한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쿠팡에서 입점 제의를 여러 차례 받았다”며 “쿠팡이 최근 패션 전문몰에 둥지를 튼 중저가 패션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컬리, 사업 영역 본격 확장
종합몰이 전문몰을 위협하는 것처럼 전문몰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종합몰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컬리가 대표적이다. 식자재에 특화한 전문몰 ‘마켓컬리’를 운영하던 컬리는 이날 뷰티 전문 플랫폼 ‘뷰티컬리’를 정식으로 선보였다. ‘에스티로더’와 ‘랑콤’, ‘록시땅’ 등 주로 백화점 1층에서 만날 수 있었던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이 정식으로 입점했다는 게 뷰티컬리의 가장 큰 특징이다.

뷰티 영역은 아직 온라인에서 절대 강자가 없는 시장으로 꼽힌다. 컬리가 뷰티에 도전장을 내민 가장 큰 이유다. 컬리의 주력 소비층인 3040 여성이 뷰티 부문 주 공략 대상이라는 점도 컬리에 유리한 지점이다. 풀콜드체인을 기반으로 한 컬리의 새벽배송 시스템도 온도에 민감한 화장품 배송에 적합하다는 게 컬리 측 설명이다.

컬리는 뷰티 외의 사업 영역 확장도 고민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달 말 플랫폼 ‘대문’ 이름을 종전의 마켓컬리에서 ‘컬리’로 바꿨다. 이를 통해 추가 사업 확장 가능성을 열었다.

식자재와 화장품에 이어 컬리가 다음 진출 영역으로 고민하는 카테고리는 리빙이다. 리빙 역시 타깃 소비자가 3040 여성이기 때문에 도전해볼 만한 분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몰로는 성장성 한계
업계에선 식품과 패션, 인테리어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몰이 결국 경계를 넘어 사업을 확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으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어서다.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전문몰이 몸집 불리기를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다. 투자 유치에 그나마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관/배정철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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