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뭔가 깨질 때까지 금리 올릴 것…내년 美 경기침체 가능성 100%"

입력 2022-11-07 18:09   수정 2022-11-08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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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뭔가 깨질 때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다. 월가는 미국이 내년 1~3분기에 100% 경기 침체에 빠진다고 생각한다.”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4일 ‘한경 글로벌마켓’(유튜브 채널) 구독자 40만 명 돌파를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파월은 1970년대 아서 번스(인플레이션 통제에 실패한 전 Fed 의장)가 되기 싫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美 금리 계속 오른다
Fed는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네 번 연속 0.75%포인트 인상해 연 3.75~4%로 높였다. 다만 파월 의장은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이르면 다음 회의(12월)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윤 CIO는 파월 의장이 속도 조절을 언급한 것은 “미국 경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4일 발표된 10월 고용보고서의 가계 조사에서 실업자가 32만 명 증가한 것을 예로 들었다. 명목 신규 고용이 26만1000명 늘어난 건 대기업이 여전히 잘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계 조사에서의 실업 증가는 중소기업과 자영업 수준에서 불경기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Fed가 12월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고용지표는 경기 후행지표여서 한참 뒤에야 나쁘게 나올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Fed가 금리를 계속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인플레이션도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윤 CIO는 중고차 등 상품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렌트(집세)는 불황이 아니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기 침체 확률 100%
윤 CIO는 Fed의 긴축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월가 설문조사를 보면 투자자들은 내년 1~3분기 경기 침체가 무조건 발생한다고 본다”며 “미국이 침체에 꾸역꾸역 들어가 꾸역꾸역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깊이는 얕지만 상당 기간 침체에 시달릴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뭔가 깨질’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미국 부동산의 사무용 건물 시장과 사모 대출(private lending) 시장을 들었다. 사무용 건물은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이자보상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윤 CIO는 미국 국채 금리는 당분간 “수급 요인과 유동성,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더 올라갈 것”으로 봤다. 2년 만기 금리는 연 5%, 10년 만기 금리도 연 4.5~4.6%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 보험사 등이 최근 미 국채를 팔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도 매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기 침체가 오면 금리가 다시 연 3% 밑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채권 매수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연말 ‘산타랠리’는 가능
그는 거시경제 상황은 좋지 않지만 뉴욕증시에서 연말 ‘산타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1950년 후 중간선거가 치러진 해에 S&P500지수는 그해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다. 이 같은 랠리는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나타났다. 윤 CIO는 “너무 많은 투자자가 중간선거가 끝나면 오를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도 “상승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CIO는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의 규제로 많이 내린 헬스케어 주식을 주목해볼 만하다고 했다. 에너지주는 미국에 침체가 닥치면 유가가 급락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애플 등 기술주 주가도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 CIO는 “애플은 큰 그림으로 보면 중국 문제가 있어 좋지 않다”며 “중국 사람들이 굳이 지금처럼 아이폰을 계속 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얘기다.

윤 CIO는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내년 초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전쟁을 이어갈 능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증시를 무조건 약세장으로 보기 어려운 게 러시아 전쟁도 끝날 수 있고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풀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때쯤 미국에 불황이 올 수 있어 결국 내년에도 변동성이 클 것 같다”고 관측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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