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떠난 이규성 전(前) CEO, 퇴직금으로 45억원 받는다

입력 2022-11-09 11:13   수정 2022-11-09 11:33

이 기사는 11월 09일 11: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국 칼라일을 이끌던 이규성 전(前) 최고경영자(CEO·사장) 및 이사회 의장(57·사진)이 퇴직금으로만 한화 45억원(334만달러)를 받는다. 이 전 CEO는 2020년 단독 CEO로 올라선 후 올해말까지 임기를 보장받았지만, 지난 8월 칼라일에서 돌연 사임한 바 있다.

9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과 공시에 따르면 칼라일은 이규성 전 CEO의 임기를 공식적으로 끝내는 합의의 일환으로 334만 달러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칼라일은 이 전 CEO에 기본급과 현금 보너스로 140만5000달러, 주식 배당금으로 195만달러를 지급할 계획이다. 칼라일은 또 이 전 CEO가 보유한 스톡옵션 대부분을 11월과 내년 2월 사이에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전 CEO는 칼라일 대표로 재직하던 2021년 총 433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했다. 기본급 27만5000달러와 현금 보너스 550만달러, 총 3600만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 및 성과보상(Carried Interest) 43만7245달러가 포함된 금액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이 전 CEO는 재임 중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중심이던 칼라일의 사업 구조를 크레디트 등으로 다변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칼라일의 지난 2분기 크레디트 부문 운용 자산(1160억달러)이 처음으로 바이아웃(1060억달러)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전 CEO가 경영을 맡은 뒤 칼라일의 자산은 3760억달러(약 507조원)로 93% 증가했다.

이 전 CEO는 부임 이후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2020년 KB금융그룹에 총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포문을 열었고, 올초엔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6113억원에 인수해 현대자동차그룹과 인연을 맺은 데 이어 투썸플레이스 지분 100%를 1조원에 인수하며 바이아웃 거래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다만 올해 말 임기를 앞두고 이 전 CEO와 이사회 간 연봉협상에서 이견을 보이며 결별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전통적인 바이아웃 중심의 투자 전략으로 되돌리려는 칼라일 창업자들과의 갈등이 있었다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이 전 CEO에 대해 “때때로 옛 인사(old guard)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본사가 있는) 워싱턴 권력 중심을 뉴욕으로 옮기려 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CEO의 사임 이후 칼라일은 공동 설립자이자 이사회 멤버인 윌리엄 콘웨이가 임시 CEO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칼라일은 새 CEO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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