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증안펀드 출자금 위험가중치 250%→100% 하향 조정

입력 2022-11-09 11:30   수정 2022-11-09 11:31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자본 부담을 덜기 위해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현재의 40%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은행들은 2금융권과의 크레딧라인 유지, 기업어음(CP)·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등을 통해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9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20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은행권의 시장안정 역할과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현재 250%에서 10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금융사가 펀드 출자를 할 때 ‘출자금액×위험가중치’에 비례하는 수준의 추가 자본적립 의무가 발생하는데, 위험가중치를 낮추면 은행들의 부담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은행들은 “은행이 경제의 방파제이자 금융권의 맏형으로서 중책을 담당할 시기”라며 “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5대 은행은 지난달 24일 이후 은행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한달간 5대 은행은 4조3000억원의 CP, ABCP, 전단채와 5조9000억원의 머니마켓펀드(MMF), 6조5000억원의 특수은행채, 여신전문금융사채를 매입했다.

10월 이후 5개 대형 은행들이 매수한 환매조건부채권(RP)은 약 250조원에 달한다. 각 은행별 RP 평잔을 3조~8조원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5대 금융지주 회장은 앞서 연말까지 총 95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90조원이 은행을 통해 집행될 예정이다.

은행권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유동성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2금융권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일 예정이다. 은행들은 캐피털사 등 2금융권이 이용하는 일종의 마이너스통장 개념인 크레딧라인을 끊지 않고 최대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김주현 위원장은 “은행권이 은행 산업을 넘어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을 보면서 시장안정에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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