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출신 美 3선 의원 26년 만에 탄생…민주당 '앤디 김'

입력 2022-11-09 17:33   수정 2022-11-09 17:34



미국에서 26년 만에 한인 출신의 3선 의원이 탄생했다. 민주당 소속 앤디 김(40) 하원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AP통신은 뉴저지주 3선거구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김 의원이 공화당의 밥 힐리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일 오전 12시 20분 현재 개표가 82% 끝난 가운데 김 후보는 55%의 득표율을 얻어 힐리 후보(44.2%)를 10.8%포인트 앞섰다. 한인 출신이 3선 타이틀을 거머쥔 것은 1996년 김창준(공화당 소속) 전 하원의원 이후 26년 만이다.

김 의원이 승기를 꽂은 뉴저지주 3선거구는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곳이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이 곳에서 김 의원은 접전 끝에 공화당 현역 의원인 톰 맥아더를 제치고 2018년 연방의회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2020년엔 넉넉한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김 의원이 낙승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선거구 재조정에서 친(親) 공화당 지역인 오션카운티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다만 김 의원과 연결고리가 없었던 민주당 우세 지역이 선거구에 새롭게 편입되면서 민주당 지지 백인 유권자의 표심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 의원의 '현직 프리미엄'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펑크록 밴드 보컬 출신이자 요트 제조 사업가인 힐리 후보는 유세 기간 내내 높은 물가를 지적하며 민주당 책임론을 펼쳤다. 백인인 그는 신규 백인 유권자의 표가 김 의원으로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시아계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재임 기간 성과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김 의원은 코로나19 지원 대책, 처방약 가격 인하, 아동 건강보험 프로그램을 위한 영구 기금 설치 등 자신이 참여했던 법안의 성과를 내세웠다"고 전했다.

김 의원의 책임감 있는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1월 워싱턴DC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김 의원이 묵묵히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미국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김 의원은 1982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난 한인 2세다. 유년 시절 뉴저지주 남부로 이주했다.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땄다.

그는 '중동 안보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 국무부에 입성했다.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년여간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이라크 담당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의회 입성 후에는 하원 군사위원회, 외교위원회 등에서 활약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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