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한 발을 발사했다. 지난 5일 이후 나흘 만이다.
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3시31분께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한 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290㎞, 고도 약 30㎞, 속도는 마하 6(음속 6배)가량으로 탐지됐다. 또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점 전후 미사일 탄착 지역 부근에서 북한 군용기 항적이 여러 개 포착됐다. 군은 이런 공중 활동이 미사일 발사와 연계된 것인지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 합참은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5일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북한 서해상으로 SRBM 네 발을 쏜 이후 나흘 만이다. 미국의 중간선거 개표 중에 감행됐다. 10일까지 이어지는 우리 군 지휘소연습(CPX)인 ‘태극연습’ 사흘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를 겨냥한 무력시위성 도발을 이어가며 7차 핵실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 9월 25일 이후 북한은 1주일 이상 텀(간격)을 두지 않고 계속 무력도발을 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계속 조장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미사일을 계속 소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조만간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한 개인 및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8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을 대신해 운송 및 조달 활동에 관여한 두 명의 개인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OFAC에 따르면 이들은 미사일 부품 운송에 관여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북한 국적항공사 고려항공 관계자들이다. 중국 단둥 주재 고려항공 대표인 리석과 고려항공 물류 담당인 연지용이라는 설명이다. 리석은 로케트공업부를 대표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전자부품 운송에, 연지용은 정찰총국을 대표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물품 운송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OFAC는 또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에 암호화폐 믹싱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기업 토네이도캐시를 제재 명단에 재지정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제재는 역내 안정을 위협하는 불법적인 WMD 및 탄도미사일을 진전시키려는 북한의 능력을 제한하기 위한 미국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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