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금 중 일정액은 국내 금융회사가 운용할 수 있도록 건의하겠습니다."
강면욱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900조원이 넘는다. 이 중 해외주식 투자금은 250조원 정도다. 강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이기 때문에 운용을 맡길 때 정량평가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해외주식 운용은 해외 운용사가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예를 들어 헤지펀드 운용사를 뽑는다면 블랙록이 당연히 1등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250조원의 2%면 5조원인데 이 정도만 국내 금융사에 할애해도 연금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금융투자업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강 전 본부장은 "이 같은 제도 개선은 법령 개정이 필요한 게 아니라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면 된다"며 "금융투자협회장이 된다면 전직 국민연금 CIO로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투자협회가 회원사들의 요구를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금융투자업계가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 연구하고 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본부장은 "37년간 업계에 있으면서 민간부터 국민연금이란 준공공기관까지 경험해 봤다"며 "특히 국민연금에 있으며 정관계 네트워크를 만든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케팅 쪽 일을 오랫동안 하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국제 업무를 많이 한 것도 다른 출마자와의 차별점"이라고 덧붙였다. 1985년 국민투자신탁 국제부에서 업계 생활을 시작한 그는 현대투자신탁 영국 런던사무소장, 신한BNP파리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CMO), ABN암로자산운용 한국대표 등을 지냈다. 이후 메리츠자산운용 사장을 거친 뒤 국민연금 CIO로 2017년 7월까지 일했다.
강 전 본부장은 "최근 업계 CEO들을 만나고 있는데 글로벌화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매크로한 시각을 갖고 향후 우리 업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바라보는 기회를 가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