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반입' 농구스타의 몰락…악명 높은 러 교도소 이감

입력 2022-11-10 18:32   수정 2022-12-04 00:03


러시아에서 마약 밀반입 혐의로 징역 9년 형을 선고받은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32)가 구치소에서 교도소로 이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 시각) AP 통신에 따르면 그라이너의 한 변호인은 그가 지난 2월 구금 이후 지금까지 억류돼 있던 모스크바 북쪽 이크샤 지역 구치소에서 복역 기간을 보낼 징벌 수용소(교도소)로 지난 4일 출발했다.

다른 변호인도 인테르팍스 통신에 "그라이너가 지난 4일 그동안 구금돼 있던 구치소에서 징벌 수용소로 보내졌다"며 "현재 우리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라이너가 교도소에 도착하면 주러 미국 대사관과 변호인단에 공식 통보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감 절차는 최대 2주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북극 인접 지역이나 시베리아 등지에 있는 징벌 수용소는 죄수들에 대한 학대와 가혹한 수감 환경 등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2016 리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2관왕으로, 오프시즌 러시아팀 UMMC 에카테린부르크에서 활동한 그라이너는 지난 2월 미국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낸 뒤 러시아에 입국하다 마약 밀반입 혐의로 모스크바 공항에서 붙잡혔다. 러시아 당국은 그라이너의 짐에서 대마초 추출 오일이 함유된 액상 카트리지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라이너 측은 당시 짧은 휴식 기간에 부상에 따른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의사 처방을 받고 의료용 대마초를 사용하다 실수로 짐에 넣어서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받던 그라이너는 지난 8월 징역 9년을 선고받자 항소했지만, 지난달 항소심도 기존 형량을 유지했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 부처에 "그라이너가 교도소에서 견뎌야 할 처우와 환경이 개선되도록 러시아 감독관들을 설득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이후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와 죄수 교환 문제를 더 진지하게 대화하길 기대한다"며 "나의 의도는 그라이너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그동안 푸틴 정부와 그라이너를 포함한 러시아 억류 미국인들을 미국 내 러시아인 죄수들과 맞교환하는 협상을 벌여왔으나 큰 결실은 없는 상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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