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장이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물가 지표인 CPI의 결과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상승 폭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Fed가 12월에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75bp 인상)을 밟을지,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50bp 인상)에 그칠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특히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의 수치가 중요하다. 에너지와 식품은 계절적인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탓이다. 최근 미국의 주택가격이 소폭 진정세가 보여 주거비 외 다른 부문의 상승 폭이 어느 정도로 나올지가 관건일 것으로 예상된다
CPI가 전년 동월 대비 7%대 오르는 데서 멈춘다면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CPI는 지난 2월 7.9%를 기록하며 1982년 1월(8.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CPI는 8% 밑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미약한 신호가 잡히기 시작했다. 주택가격지수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대표 주택가격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8월 전달보다 1.1% 하락했다. 7월(-0.3%)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이다. 이는 2011년 12월 이후 가장 큰 전월 대비 하락 폭이다. S&P 주택가격지수는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측정하는 주요 지수로 꼽힌다.
Fed 관계자들도 물가가 안정세에 들어갔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증가했지만,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와 일치하는 수준에서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고물가의 막바지에 있다. 상품가격은 완화되고 있고 공급망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CPI 수치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면 다음 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시장 일각에서도 CPI를 보수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이 집계하는 인플레이션 예측 시스템인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은 10월 CPI를 8.09%(전월 대비 0.76%)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근원 CPI는 6.58%(전월 대비 0.54%)로 전망했다.
한편, 뉴욕증시는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를 소화하며 다음 날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3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3.97포인트(0.68%) 하락한 32,936.8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26.85포인트(0.70%) 떨어진 3,801.26을, 나스닥지수는 104.62포인트(0.99%) 밀린 10,511.58을 나타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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